31 Aug, 2010

kapli 조회 수 302 추천 수 0

■  메밀꽃 필무렵 봉평                                   

 용담(yjs317)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강원도 산기슭을 하얗게 물들이던
메밀꽃을 보러 봉평을 찾았다.




    허생원과 성서방네 처녀의 그 물방앗간이 재현되어 있고....




    산기슭엔 특이한 모양의 솟대가 그리움의 목을 빼고
    동구밖을 마냥 바라보고 있었다.



    메밀꽃이 만개하려면 일주일 정도있어야 할 것같다.




    '효석문화제'도 해마다 메밀꽃이 만개하는 때에 맞춰 열린다.




    허생원은 오늘밤도 또 그 이야기를 끄집어내려는 것이다.
    조선달은 친구가 된 이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그렇다고 싫증을 낼 수도 없었으나
    허생원은 시치미를 떼고 되풀이할 대로 되풀이하고야 말았다.

    "달밤에는 그런 이야기가 격에 맞거든,"



      조선달 편을 바라는 보았으나 물론 미안해서가 아니라 달빛에 감동하여서였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



      앞장선 허생원의 이야기소리는 꽁무니에 선 동이에게는 확적히는 안 들렸으나,
      그는 그대로 개운한 제멋에 적적하지는 않았다.


      "장 선 꼭 이런 날 밤이었네. 객줏집 토방이란 무더워서 잠이 들어야지.
      밤중은 돼서 혼자 일어나 개울가에 목욕하러 나갔지.
      봉평은 지금이나 그제나 마찬가지지.
      보이는 곳마다 메밀밭이어서 개울가가 어디 없이 하얀 꽃이야.
      돌밭에 벗어도 좋을 것을, 달이 너무나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러
      물방앗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이상한 일도 많지.
      거기서 난데없는 성서방네 처녀와 마주쳤단 말이네.
      봉평서야 제일가는 일색이었지……"


      "팔자에 있었나부지."

      아무렴 하고 응답하면서 말머리를 아끼는 듯이 한참이나 담배를 빨 뿐이었다.
      구수한 자줏빛 연기가 밤기운 속에 흘러서는 녹았다.


      "날 기다린 것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달리 기다리는 놈팽이가있는 것두 아니었네.
      처녀는 울고 있단 말야.
      짐작은 대고 있으나 성서방네는 한창 어려워서 들고날 판인 때였지.
      한집안 일이니 딸에겐들 걱정이 없을 리 있겠나?
      좋은 데만 있으면 시집도 보내련만 시집은 죽어도 싫다지……
      그러나 처녀란 울 때같이 정을 끄는 때가 있을까.
      처음에는 놀라기도 한 눈치였으나 걱정 있을 때는
      누그러지기도 쉬운 듯해서 이럭저럭 이야기가 되었네……
      생각하면 무섭고도 기막힌 밤이었어."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무렵' 중에서)





      메밀꽃을 보고 나서 짧은 시간 눈에 띄는 꽃들을 담아 보았다.


      조그만 쌀알을 모아 놓은 듯한 꽃봉오리 끝을 분홍으로 물들이며
      마디풀과의 고마리가 작은 별들을 터뜨리고 있었다.
      가만히 애정으로 다가가 보면 별들이 반짝이는 작은 우주가 있었다.



        백일홍과 나비가 잘 어울린다.










        다양한 모양과 색으로 여름 내내 마당가에 피어 있었다.






        테디베어해바라기도 이쁘게 피었다.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들녘에 가을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국화 종류도 가을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다알리아 분홍색 꽃잎이 화사하다.




        꽃이 빙 둘러 수레처럼 핀다고 수레박하라고도 부르는
        북아메리카 원산이며 꿀풀과인 '모나르다'가 어느집 화단에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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